다이어리

밑줄긋기_0928

고요나무 2023. 9. 28. 21:05

불교의 핵심은 사성제다. 즉 인간의 괴로움과 괴로움의 해결이야말로 불교의 주제다. 인간의 괴로움을 해결하는 것이 불교다. 괴로움의 원인이 분별심에 있기 때문에 분별심을 소멸시키면 그저 괴로움이 사라지는 것일 뿐, 또 다른 괴로움이 없는 세계가 따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괴로움의 세계에서 저 괴로움이 없는 세계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괴로움이라는 병이 있다가 병이 사라졌을 뿐이다.
그러니 병이 없는 건강한 상태를 이름하여 해탈, 열반이라고 했을 뿐이지, 그런 특정한 건강한 세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열반은 이름이 열반일 뿐, 열반이라는 대상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당연히 진여심, 불심, 부처님의 마음도 없다. <반야심경>에서는 이를 ‘무지 역무득’이라고 하여, 지혜도 없고 깨달음, 불성, 마음을 얻을 것도 없음을 설하고 있다.
이를 선에서는 본래무일물이라고도 하고, 무심이라고도 하며, 무아, 공이라고도 한다.
깨닫고 보면 부처도 없고 중생도 없다. 중생의 마음도 없고, 부처의 마음도 없다. 그 어떤 마음도 없다. 무심이다. 깨닫는다는 것은 바로 이 무심을 깨닫는 것이다. 깨닫고 나면 비로소 ‘참마음’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사라지는 것일 뿐. 그 어떤 티끌조차 붙을 자리 없이 텅 비어 공할 뿐. 거기에는 부처도 붙을 자리가 없다. 아무 일이 없다.
확연무성, 거기에는 성스러운 것조차 붙을 자리가 없다.

_법상 스님, <선어록과 마음공부>



'다이어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밑줄긋기_0115  (1) 2024.01.16
밑줄긋기_1212  (0) 2023.12.12
밑줄긋기_0830  (0) 2023.08.30
밑줄 긋기_0818  (0) 2023.08.18
밑줄 긋기_0807  (0) 2023.08.07